샤토 정원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, 평범함을 못 견디는 성격이 만들어내는 불균질한 리듬. 정경호가 지나온 시간은 다음을 기약한다. 배우는 자신이 맡은 배역의 숫자만큼 다른 인물이 되는 직업이다. 관객은 실제 배우와 극 중 인물이 다르다는 전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둘을 혼돈한다. 이 혼돈은 배우에게 특정 이미지를 덧입히고 배우는 그 이미지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배역으로 대중 앞에 선다. 대중의 머릿속에 처음으로 각인된 정경호는 의 톱스타 최윤이었다. 이후로도 연예인 역할만 다섯 번을 맡았고, 최근 6~7년 동안 예민하고, 성질 더럽고, 안 먹고, 까칠한 인물을 연기했다. (그 스스로 정점을 연극 의 에이즈 환자 역 프라이어 월터로 꼽았다.) 위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에게는 예민하고 까칠한 이미..